청계천이 새롭게 태어나면, 겉늙어 버린 서울도 한결 젊어질 것이다. 아니 거꾸로 600년 고도(古都)답게 고풍스러운 품격을 갖추게 될 것이다. 하지만 걱정되는 점이 있다. 다리이름은 대체로 흡족한 데 비해, 설계도로 보는 교량형태는 많이 우려스럽다.
다리이름은 나름대로의 격식과 문맥을 갖추었는데, 형태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것이다. 건설회사가 다른 탓으로 교량 양식상 전통과 현대가 마구 뒤섞여 있고, 너무 밋밋하거나 지나치게 요란하다. 하나의 개천을 관통하는 건축적 미학은 찾기 어렵다. 다양성도 좋지만, 일년 내내 ‘다리 박람회장’을 보는 것 같지 않을까 마음이 무겁다. [청계천 미학]
청계천 미학
한국일보 박래부 논설위원의 블로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