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스위스의 국경은 대부분 라인강을 따라 나뉜다. 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양국 도시 이름이 공교롭게도 같은 곳이 있다. 본래 하나의 도시였으나, 약 200년 전 나폴레옹에 의해 강을 경계로 독일의 바덴 지역과 스위스의 아르가우주로 분리되었다. 하지만 두 도시는 오늘날까지도 매년 전통 축제를 함께 개최하는 등 하나의 역사적 공동체라는 강한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그 도시 이름이 Laufenburg이고 두 도시를 연결하는 교량에 대한 에피소드가 Season5-Episode10에 소개된다.

두 나라는 기존 교량의 교통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교량인 Hochrheinbrücke(High Rhine Bridge) 건설을 추진했다. 건설 비용은 양국이 절반씩 부담했으며, 공사는 양쪽 끝에서 동시에 시작하여 중앙에서 만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계획 단계에서 엔지니어들은 양국이 사용하는 해수면 기준점이 다르다는 사실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 독일은 북해, 스위스는 지중해를 고도 측정의 기준으로 삼고 있어 이로 인해 약 27cm의 차이가 존재했다. 설계상 스위스 측은 독일과의 높이를 맞추기 위해 27cm를 더해야 했으나, 불행히도 부호를 반대로 적용하는(+ 대신 -) 치명적인 실수를 범해, 오차가 상쇄되기는커녕 오히려 배로 늘어나 최종적으로 54cm의 높이 차이가 발생하게 되었다.
이 오류는 시공 과정에서 발견되었고 당시 스위스 측의 구조물 공사는 이미 완료된 상태였기 때문에, 공정이 조금 뒤쳐진 독일 측 구조물(교대 등)의 높이를 조정하여 해결을 하였다. (*주: 독일 측에서 어떻게 조정을 했는지에 대한 사실 관계들이 자료마다 차이가 있어 정확한 내용을 찾을 수 없음)
어찌보면 웃지 못할 해프닝으로 끝나 다행이었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사소한 수학적 오류로 인해 공공의 안전이 위협받고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사례들을 찾아 보면 한둘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단순한 계산 오류가 공부할 때는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범한 한 번의 실수로 가볍게 여길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두 번 측정하고 한 번 잘라라(Measure twice and cut once)”라는 격언처럼, 사소해 보이는 수치 하나라도 내 이웃의 안전과 직결됨을 엔지니어들은 잊지 말아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