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북동부에 위치한 Meghalaya주는 인도에서 가장 습한 지역 중 하나이며, 이 지역의 Mawsynram 마을은 연평균 강우량이 17,800mm에 달하는 지구상에서 가장 비가 많이 오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환경에서 현지 카시(Khasi) 부족은 아주 독특한 방법으로 자연의 난관을 헤쳐 나갔는데 그 중 하나가 고무나무 뿌리를 이용하여 다리를 만드는 것이다.
강둑에 나무를 심고 뿌리를 강 건너편으로 유도하여 뿌리를 내리게 하고 나무처럼 단단하게 자라게 하여 다리를 만드는데 성인이 걸어 다닐 수 있는 구조물이 되기까지는 수년에서 수십년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일단 완성되면 수백 년 동안 유지된다고 한다. 자연을 재료이자 동반자로 삼을 때 인간의 기술이 얼마나 깊이 있고 유연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단순한 지역적 특수성을 넘어,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에 직면한 오늘날 우리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즉, 자연을 극복의 대상이 아닌 공존의 대상으로 바라볼 때, 보다 지속가능하고 장기적인 해법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 살아있는 다리는 말해주고 있다.
그럼, 엔지니어 관점에서 이 교량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다행스럽게도 이 구조물에 대해 이미 체계적인 연구가 진행된 바 있다. 특히 Nature 계열 학술지인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된 글(Living bridges using aerial roots of ficus elastica – an interdisciplinary perspective)이 교량의 구조적 특성을 잘 분석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이 다리가 적응형 구조(adaptive structure)라는 것이다. 즉, 외부 하중 조건에 따라 형상이 변화하고, 그 결과 구조적으로 더 유리한 방향으로 스스로 최적화되는 시스템인데, 대표적인 예가 뿌리의 단면 형상이다. 수평으로 배치된 뿌리에서는 휨에 의해 하부에 인장 응력이 집중되는데, 실제로 이 영역에서 더 많은 성장이 일어나 하부가 비대해진 역 T형 단면(inverted T-shape)이 형성된다는 사실이다. 이는 설계를 통해 단면을 최적화하는 일반적인 구조물과 달리, 하중 자체가 구조 형상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이다.
Horizontal roots of F. elastica with a T-shaped cross-section exclusively showed increased growth on the lower side, leading to an “inverted T-shape”
우리가 아는 구조물은 시간이 지나면 성능이 저하되지만, 이 뿌리다리는 스스로 보강되고 변화하는 일종의 자가 보강(self-reinforcing) 구조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개념이 실제 공학 구조물로 구현되기는 불가능하지만, 자기치유(self-healing) 콘크리트와 같이 생물학적 메커니즘과 결합한 구조공학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구조물을 ‘완성된 대상’이 아닌 ‘시간에 따라 진화하는 시스템’으로 바라보게 하는 하나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과연 그런 날이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