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 중이던 교량이 붕괴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정확한 사고 경위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붕괴시 동영상으로만 보면 런처 이동중 가설되어 있는 거더가 횡방향으로 전도되면서 도미노처럼 무너진 것을 볼 수 있다.
으레 이런 사고가 발생하면 언론사들은 관련 전문가를 통해 사고 경위에 대한 추측성 기사를 내놓는데, 종종 언론사에서 전문가를 제대로 선정했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교량사고면 당연히 교량에 대한 구조 혹은 시공 전문가 의견을 들어야 하는데, 타분야를 전공한 교수나 전문가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취재 내용을 보도한다. 이번 사고 내용 보도도 마찬가지다.
링크한 기사의 인터뷰 내용을 들어보면 일반적인 건설안전에 대한 전문가이지 교량 전문가가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개량형 PSC거더의 일종인 DR거더를 런처(launcher)를 이용하여 시공 중에 발생한 사고인데 상판슬래브 타설 시 문제 여부를 얘기하거나 교량용어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대들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대들보는 집을 짓는 건축에서나 사용하지, 교량에서는 일반적으로 우리말 ‘보’에 해당하는 용어인 거더(girder) 혹은 빔(beam)을 영어 그대로 사용한다. 우리는 거더와 빔을 혼용해서 사용하지만, 차이에 대해 구글링을 해보면 ‘All girders are beams but not all beams are girders’라고 한다. 우리말 주형보가 거더에 해당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도 시간이 꽤 지났지만 아직도 현장에서는 중대재해가 줄어들 지 않고 있다. 현직에 있을 때도 항상 강조했던 것이 ‘공사는 결국 Safety & Quality (안전과 품질)이 전부다’ 였다. 열심히 일해서 쌓아 놓은 평판이나 경력을 하루 아침에 잃게 되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길 바라고 또 바란다. 사고로 운명을 달리 하신 분들께 삼가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