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작은 실현 불가능한 허위작이므로 당선을 취소해야 한다는 토목구조기술사회(KPSEA)의 강경한 이슈 제기가 있었고 시간이 많이 지났다. 공모 지침서에 따라 실격(disqualified) 사유에 해당 된다면, 당시 서울시의 즉각적인 반응이 나왔을텐데 아직 아무 소식이 없는 것을 보니 국제 공모 당선작을 취소시킬 만 한 합당한 규정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여부에 대해서는 공모 지침서가 공개되어 있어 일반인도 확인 가능함)
이런 일이 왜 발생했을까? 교량공모전 자체가 지나치게 건축 중심이라는 외형적인 문제가 있겠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문화공간을 생산하는 프로젝트를 기획결정하는 주체가 문화공간 향유자나 전문가가 아닌 지자체장이나 특정 관료들이기 때문이지 아닐까? ‘과연 이 프로젝트가 꼭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충분한 사전 의견 수렴 과정없이 관광 인프라 성격의 사업들로 그레이트 한강을 만들려고 하니 이런 논란이 생기고,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솔직히 과거에도 그랬고 아마 미래에도 그럴텐데, 공간을 창출하는 일은 정치적이기에 전문적/비판적 의견들은 정치적 편향에 따라 무시되어 왔던 것이 그간의 현실이므로, 정치적 성과를 이루려는 의사 결정권자가 바뀌지 않는 한 논란은 계속 일어날 것이다. 부의 중심을 계속 한강으로 유지하려는 생각이 기득권층의 욕구와 딱 맞아 떨어지는데 뭐가 바뀔까?
각설하고, 이왕 이렇게 된 거 제대로 된 교량이라도 건설하고 싶다면 ‘교량은 집단적 창작물’임을 잊지나 말자. (관련한 예전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