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il’s Bridge

삼국유사의 도화녀비형랑설화(桃花女鼻荊郞說話)를 보면 도깨비가 놓았다는 도깨비다리, 즉 귀교(鬼橋)에 관한 설화가 나온다.

신라 진평왕(眞平王 36대) 때, 사량부(沙梁部) – 지금의 경주군 내남면 방면 – 의 서녀(庶女) 도하랑이 선왕(先王)인 진지왕(眞智王)의 영(靈)에 느낌을 받아 낳았다고 하는 아이 비형(鼻荊)을 대궐 안에 데려다가 길렀다.
그 아이의 나이 열다섯 살이 되었을 때, 집사(옆에 있으면서 일을 집행하는 시자)를 시키니, 밤마다 멀리 나가서 놀고 오기에 왕이 날랜 용사 쉰명으로 하여금 지키게 하였더니, 늘 한 모양으로 대궐을 넘어 서쪽 황천 내 언덕 위에 가서 도깨비들과 같이 노는 것을 용사들이 수풀 속에 숨어서 보았는데, 도깨비들은 새벽 절 종소리를 듣고서 제각기 흩어지고, 비형도 또한 돌아 오는 것이었다.
이 일을 왕께 아뢰니, 왕은 비형을 불러 이르기를, “네가 도깨비들을 데리고 같이 논다는 것이 정말이냐?” 고 하니, 비형이 “그러하나이다.” 라고 대답하므로 왕은 “그러면 네가 도깨비들을 데리고 신원사(神元寺) 북쪽 개천에 다리를 놓아라.” 하니, 비형이 왕의 말씀을 받들고 그 날 밤 대궐을 나와 그 많은 도깨비 무리들을 시켜 돌을 다듬게 하여 하룻밤 사이에 훌륭히 큰 돌다리를 놓았다. 이리하여 이 다리를 “도깨비 다리(鬼橋)”라 하였다고 한다.
신원사는 경주 탑리에 있는 오릉(五陵)과 서천(西川) 내 사이에 있는 것으로서 지금 그 절 터는 신원평(神元坪)이라고 하는 논이 되어 있고, 도깨비 다리는 이 절 터의 북서 쪽에 있는 개천에 놓여 있었던 것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두 개의 큰 돌이 물 속에 잠겨 있다.

아마도 우리나라 각 지방마다 한 두개씩은 하룻밤 사이에 놓았다는 ‘도깨비 다리’에 관한 이야기가 구전으로 내려오고 있을 것이다. 외국에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스토리(story)의 도깨비다리들이 있는데 이를 통상 ‘악마의 다리‘(Devil’s Bridge)라 한다.

독일 Frankfurt의 Sachsenhäuser Bridge에 관한 전설을 보면, 다리 놓는 것을 도와 주는 대신 처음 건너는 생명체를 담보로 악마가 관여하는데 다리가 완공되고 난 후 수탉을 풀어 내심 사람을 원했던 악마를 골탕 먹였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유사한 이야기로 닭대신 돼지가 나오는 악마의 다리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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